'책(冊)’이라는 글자
《상서(尙書)》 <다사(多士)>편에 “은(殷0)나라 사람에게는 전(典)과 책(冊)이 있었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여기서 ‘전’과 ‘책’은 모두 서적을 말한다. 갑골문에서 ‘책(冊)’자는 상형자로, 글이 새겨진 몇 개의 뼛조각을 두 줄로 연결한 것인데, 뼛조각이 일정치 않음을 본뜬 것이다. 뼛조각 몇 개를 줄로 연결하여 만든 책을 ‘귀책(龜冊)’ 또는 ‘귀책(龜策)’이라 하였다. 고대의 책(冊)과 책(策)은 통용되는 한자이다. 책(策)이 좀 더 늦게 출현하였다.
갑골문의 각종 '책(冊)' 글자.
책의 종류
책을 만드는 재료는 바뀔 수 있지만 책에 들어가는 문자, 그림, 내용은 책의 영혼이어서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
▪ 점토판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수메르인들은 갈대의 뽀쪽한 끝으로 진흙판에 인류 최초의 문자인 쐐기 모양의 문자를 새겨 넣어 불에 구워 돌처럼 딱딱한 판으로 만든 것으로 인류 최초의 책은 점토판 책이었다.
▪ 파피루스
고대 이집트에서는 파피루스라는 식물을 책의 재료로 사용했다. 긴 풀의 줄기를 벗기고 엮어 말린 뒤 매끄럽게 다듬어서 그 곳에 갈대 펜으로 문자나 그림을 그려 넣는 방법이다. 이것을 여러 장 나란히 붙여 두루마리처럼 말면 한 권의 책이 된다.
▪ 양피지
이스라엘 지방에서는 양이나, 염소, 송아지같은 동물의 가죽을 이용하여 양피지로 책을 만들었다.
▪ 죽간. 목간
대나무를 쪼갠 대쪽을 엮어 만든 '죽간'과 나무를 판자 모양으로 자른 '목간'이 대표적인 책이다. 죽간은 대나무의 나무를 잘라 낸 다음 세로로 더 쪼개고 불에 쬐어 만든 판에 대나무의 푸른 빛과 기름을 빼고 그 위에 글자를 쓴 것이다. 이것을 송곳으로 구멍을 뚫어 가죽이나 비단 끈으로 한장 한장이어서 책으로 엮었다. 책을 뜻하는 한자 '책(冊)'이 여러장의 나무판을 끈으로 묶은 모양인 것도 그 때문이다.
▪ 패엽경
고대 인도에서는 패다라 나무 잎에다 불경을 썼다. 당나라의 승려가 서역에서 중국으로 가져왔다.
▪ 갑골서
거북의 껍데기나 짐승의 뼈에 글을 새겼다. 상대 이전 상고시대부터 은나라 사람들은 갑골을 이용하여 제사를 지내던 전통을 이어서 점의 내용을 문자로 새겨 기록하였다.19세기 말 왕의영(王懿榮)이 약재로 사용하던 용골(龍骨)에 새겨진 갑골을 우연히 발견하였다. 왕의영이 죽게되자 그의 오랜 친구 유악(劉鶚)은 왕의영의 아들 왕한보(王翰甫)로 부터 갑골을 구입하여 개인 집의 비장품이었던 갑골문을 최초로 일반 대중에게 <철운장구(鐵雲藏龜)>를 통하여 공개하였다. 유악 또한 신강으로 유배되어 1909년 뇌일혈로 죽게된다. 유악의 집에 있던 갑골문 탁본은 그의 사돈인 나진옥(羅振玉)이 계승하여 연구하였다.
▪ 청동서
.모공정(毛公鼎): 서주 후기에 만들어진 청동 솥으로 섬서성에서 출토되었다. 청동기 중 가장 많은 479자의 명문이 새겨져 있다.
.진공궤(秦公簋): 춘추시기 진나라의 것이다. 감숙성 천수에서 출토되었다. 이 진공궤에 새겨진 청동 명문은 하나의 흙 주형을 이어 붙여 만든 것으로 훗날의 니활자(점토활자)의 모체이다.
.대우정(大盂鼎): 서주 전기(기원전 11세기)의 유물이다. 285자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글자체는 초기 대전(大篆)이다.
▪ 석서
돌은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 재료가 크고 형태가 다양하여 옮기기도 어렵고, 금속과 같이 오래 보관할 수 있으므로 옛 사람들이 금옥을 버리고 돌에 새긴 까닭이다.
석고문(石鼓文): 열개의 북모양 바위위에 4언시 한 수씩을 각인 한 것으로, 사냥과 행락을 즐기는 내용을 기술하고 있어 '렵갈(獵碣)'이라고도 한다.
둔굴재 공벽(孔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