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승덕 쌍탑산에서 (연암 박지원이 갔던 열하 피서산장 옆)
<도덕경>은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은데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더불어 다투지 않고 뭇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거하기 때문에 도에 가깝다.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고 했다.
산중에서 도사가 되었으니 산에서 나와 세상을 구제하고 가르치는데 세상 사람들이 배우지 않고 그 뜻을 모른다. 사람이 산에 살면 신선仙이 되고 나무 옆에 쉬면 쉴휴休, 아름다울 휴休이다.
산의 물은 하염없이 가보지도 않은 길을 거침없이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볼 것도 없이 결심은 분명하다. 깊으면 채어주고, 막으면 돌아서 목마른 만물을 적셔주며 간다.
바다가 있다는 것을 물은 알고 있다. 한 방울의 물이 마르지 않으면 흐르고 흘러 큰물을 이루어 고요하고 평안 한 것을.
孔子紀元 2560年 林鐘之月 吉日
愛吾廬 居然子 屯屈齋 樵夫
대흥동 내곶지(內串池) 상류. 물은 여성이다. 그래서 물이 좋다.
산을 오를 때는 세상의 괴로움과 무거운 짐을 지고 오른다. 한걸음 한 걸음이 힘이 든다. 도시의 불덩어리를 짊어지고 말을 잊은 지가 오래다. 도시생활은 화火이다. 산에는 나무(木), 물(水), 흙(土), 바위(金),가 있다. 불의 기운으로 충만한 신체를 나무의 기운과 물의 기운, 흙의 기운을 받으며 산을 오른다. 간간이 바위에 앉아 쉬면서 바위 기운을 얻어 목표 지점까지 간다.
물은 아래로 흐르며 움직이며 만물을 적시고, 흙은 만물을 키우고 무겁고 두터우며, 나무는 흙에 뿌리를 내리고 가지나고 자라니 우뚝하며, 바위는 견고하고 굳센 기운이 모여 덩어리를 이루었다. 기운이 없어 기운을 모아야 한다면 바위굴에서 정신을 모아보세요. 산을 오를 때도 그늘이 있는 바위에 앉아 쉰다.
굳어진 몸이 정상을 오르면서 조금씩 풀리면 땀이 흐르고 대화를 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을 배운다. 비우고 나면 채워지는 것이 인생이듯이 모든 것 내려놓으니 시장기가 돌아 도시락을 먹는다.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 모두가 신선의 모습으로 얼굴이 밝다. 산에 다 내려놓고 하심으로 내려오니 물의 마음이고, 세상의 그늘이 될 수 있다는 나무의 마음이고, 모든 것을 키울 수 있는 흙의 마음이고, 오로지 한가지의 목표는 있다는 바위의 마음을 보고 내려오는 모두가 신선의 모습이다.
인간은 본래 숲에서 태어나 숲에서 자랐다. 그리고 짐승을 잡아서 주식으로 하면서 약간의 열매와 풀잎을 곁들여 먹었다. 원초적인 산으로 들어가니 편안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지금은 나온지가 오래라 산에서 살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