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전 필사본 25*4500 Cm
『춘향전』을 몇 번인가 읽으면서 한번 써보고 싶은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다. 이 더운 여름날에 마음을 정하고 종이로 풍산 한지를 구입하였다. 본래부터 서예라고는 배운 적이 없다. 그저 독서하고 글쓰기는 필요에 의해서 하는 일상적인 습관이었을 뿐이다. 잘 쓰고 못 쓰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성의를 가지고 꾸준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한문과 한글이 혼재되어 있으니 붓의 잡음이 자유롭지는 않았고, 먹물이 한지에 잘 흡수되지 않았다.
『춘향전』은 여러 판본이 있지만 원전은 김사엽(金思燁)선생의『춘향전』을 사용하였다. 아름다운 문장에 간단 명료한 어법과 향토적인 방언이 흥미로웠다.
이도령을 이별하는 장면에서는
白馬欲去長嘶하고 백마는 가자고 네 굽을 치는데
靑娥惜別牽衣라 춘향이는 도련님 다리를 부여잡고
사또 생일잔치에서는
金樽美酒는 千人血이요 금항아리의 아름다운 술은 일만 백성의 피요
玉盤佳肴는 萬姓膏라 옥소반의 아름다운 안주는 일만 백성의 기름이라
燭漏落時는 民淚落이요 촛불 눈물 떨어질 때 백성 눈물 떨어지고
歌聲高處는 怨聲高라 노래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더라.
屯屈齋家 濤浪窟院 一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