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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엽경

둔굴재 2012. 3. 5. 10:07

 

패엽경(貝葉經)

                        패엽경 48*5Cm. 둔굴재 소장

 

 

 

 

 

 

 

 

 

 

 

 범어 패다라(貝多羅), 즉 나뭇잎이라는 뜻에서 온 말로 패다(貝多), 또는 패다라엽(貝多羅葉)이라고도 한다. 패다라는 범어 ‘Pattra’의 음사로서 특정한 식물을 가리키기도 하나, 흔히 일반 식물의 잎 또는 필사용 나뭇잎이란 뜻으로 쓰인다.

 종이가 생산되지 않던 옛날 인도 등지에서 종이의 대신으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사용하고 있다. 가장 좋은 재료는 다라(多羅, tala)나무의 잎이다. 불교의 삼장(三藏)의 경전은 흔히 이 다라나무의 잎에 썼다. 그러므로 일설에는 패는 잎이라는 뜻이므로 다라나무의 잎을 패다라라고 한다고도 한다.

 다라나무의 잎은 바탕이 곱고 길며, 이를 글 쓰는 데 사용하려면 먼저 나뭇잎을 말려서 너비 약 2인치, 길이 약 1자 내지 2자의 장방형으로 끊어서 죽필(竹筆), 또는 송곳이나 칼 등으로 글자의 획을 만들고, 먹을 새겨 넣거나 먹과 붓으로 쓰기도 한다. 완성된 패엽은 보통 가운데에 작은 구멍을 두 개 뚫어 실로 몇 십장씩 꿰어 묶어서 중축(中軸)을 만들어 사용한다. 이를 통칭 범협(梵夾)이라고 하며, 보살상의 조각에 지물(持物)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한 옛날에는 협판(夾板)의 표면에 여러 가지 부조(浮彫) 장식을 넣고, 내면에는 불보살·호법선신 등의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도 패엽경은 신라시대부터 전래되었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신라 승려가 서역으로 유학 갔다가 패엽경을 가지고 귀국하여 황해도 신천의 구업사(具業寺)에 봉안한 뒤, 절 이름을 패엽사로 고쳤다고 한다.

 현재 대구 동화사(桐華寺)와 영월 법흥사(法興寺)에 패엽경이 보관되어 있다. 이 가운데 법흥사의 패엽경은 단 한 장으로, 앞뒤 가득 범어로 쓰여 있다. 이 패엽경은 본래 금강산 마하연사(摩訶衍寺)에 봉안되어 있었으나, 광복 이후 공산치하를 피하여 남쪽으로 내려와 행방이 묘연하였다가 부산의 한 승려가 신도한테서 얻어 법흥사에 봉안하였다.

 이것이 최초로 만들어진 것은 석가가 죽던 해(BC 544)였다. 석가가 세상을 떠나자 제자들은 석가의 교법이 흩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각자 들은 바를 구술하였고, 왕사성(王舍城)의 칠엽굴(七葉窟)에서 가섭(迦葉)을 상좌로 500명의 비구가 모여 경(經) ·율(律) 2장의 내용을 정리, 다라수 잎에 새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