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자라는 억새
2012년 11월 13일 촬영, 상강을 지나 풀잎이 말라야 사그락이는 거문고 소리가 난다.
물가에 자라는 갈대
옛날의 여인들은 지금쯤이면 모두 겨울 옷을 만드는 일을 한다. 공자의 제자 민자건은 사진에서 보는 종류의 억새나 갈대의 꽃솜으로 겨울옷을 만들어 입었다. 살기가 어려웠지만 당시에는 모두 신선이었다. 지금은 물자가 풍부하여 신선이 없어졌다. 먹을 것, 입을 것이 넉넉하여 신선이 될 이유가 없어졌다. 갈대꽃솜으로 옷을 해 입으면 누구나 절로 신선이 될 것 같다. 정신세계가 맑으니 생각이 맑고 행동도 순수하다.
강에 있는 갈대에 바람이 불면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여 금호라는 강이 대구를 흐른다. 바람에 갈대가 사그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거문고를 생각한다는 것은 학문의 깊이가 있어야 가능할 것 같다. 거문고 소리는 아무나 듣는 소리는 아닐텐데 분명 군자나 신선일 것이다. 나도 오늘 사그락이는 갈대에서 거문고의 소리를 찾아본다. 공자는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소인의 덕은 풀이라 하였다. 풀 위에 바람이 불면 풀은 반드시 쓰러질 것이다고 하였다. “초언(草偃)”이란 바람에 따라 풀잎이 눕는 것으로 위 사람들의 영향력이 아랫사람에게 미친다는 뜻이다. .
갈대와 억새에 바람이 불면 사그럭이면서 한 방향으로 흔들리며 눕는다. 선인들은 어찌 자연을 이렇게 정확하게 관찰하여 오늘의 진리로 정리하여 놓았는가!
민자건은 중국 24효자 중에 한 사람으로 "갈대 옷을 입고 어머니를 따르다(蘆衣順母)"로 올라 있다. 한국의 여흥 민씨는 고려 중기 민자건의 후손 상의봉어(尙衣奉御)를 지낸 민칭도(閔稱道)가 사신으로 들어와 귀화하여 여흥에 정착하였다는 설이 있다. 조선의 오봉 이호민(李好閔, 1553~1634)은 자가 호언(孝彦)이다. 연안 이씨로 이름에 ‘민자건을 좋아하여 효자선비가 되라’는 뜻이 담겨있다. 아래는 삼강행실도의 ‘민자건이 겨울에 홑옷을 입다(閔損單衣)’의 전문이다.
閔損字子騫 孔子弟子 早喪母 父娶後妻生二子 母嫉損 所生子衣綿絮衣 損以蘆花絮
민손의 자는 자건이며 공자의 제자이다. 일찍이 어머니 죽고 아버지는 후처에게 장가들어 두 아들을 낳았다. 계모는 손을 시기하여 낳은 아들에게는 목화 솜옷을 입히고, 손은 갈대 꽃솜을 두어 입히었다.
父冬月令損御車 體寒失靷 父察知之 欲遣後妻 損啓父 曰 母在一子寒 母去三子單 父善其言而止 母亦感悔 遂成慈母
아버지가 겨울에 손으로 하여금 수레를 몰게 하였더니 몸이 추워 말고삐를 놓아 버렸다. 아버지 살펴보고 알게 되어 후처를 내 보내고저 하니 손이 아버지에게 말하기를 “어머니가 있게 되면 한 아들이 춥게 되고, 어머니가 없게 되면 세 아들이 춥게 됩니다.”하니 아버지 그 말을 좋게 여겨 내 보내지 않으니, 계모 또한 감동하고 뉘우쳐 드디어 자애로운 어머니가 되었다.
진소매(陳少梅)의 <이십사효도> 중에서 <민자건이 갈대 옷을 입고 어머니를 따르다((蘆衣順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