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간독(簡牘)

둔굴재 2015. 4. 19. 11:42

간독(簡牘)

  종이가 발견되기 전에는 대나무나 나무를 다듬어 글 쓰는 재료로 삼았다. 이때 나무나 대나무의 한 조각을 ‘간(簡)’이라고 하고, 비교적 넓은 나무나 대나무에 몇 줄의 글자를 쓸 수 있는 경우는 ‘독(牘)’이라고 한다. 그래서 간독이라고 하면 글씨를 쓰는 대나무 조각과 나무 조각을 말하였으나 전하여 편지, 문서, 서적을 말하게 되었다.

  대나무로 만든 간독은 죽간독, 나무로 만든 간독은 목간독이라고하며, 줄여서 죽간, 목간이라고도 한다. 간독을 연결하여 늘어놓은 모양이 책(冊)이란 글자의 원형이다. 이 경우에는 대나무로 된 것은 죽책(竹冊, 竹策), 나무로 된 것은 목책(木冊, 木策)이라고 한다. 지금은 책(冊)으로 굳어있지만 책(冊)과 책(策)은 같이 쓴다.

  ‘책(策)’도 종이가 없던 옛날에 글씨를 쓰는 대나무 조각을 말한다. 임금이 정치상 문제를 간책에 적어 의견을 묻는 것을 ‘책문(策問)’이라고 하고 이 책문에 대답하는 것을 ‘대책(對策)’이라고 한다. 가벼운 기분으로 거니는 것을 ‘산책(散策)’이라고 하는데 이때의 ‘책(策)’은 지팡이를 짚고 걷는 것을 말한다.

  간독은 중국에는 진(晉)나라 태강(太康) 2(281)년 급군(汲郡) 위총(魏塚)에서 전국시대 죽간서적 75종이 출토되었는데, 그중『죽서기년(竹書紀年)』과『목천자전(穆天子傳)』이 지금까지 전해진다. 산동성 임기현(臨沂縣)에서『손자병법』과『손빈병법』등, 호남성 장사 마왕퇴(馬王堆)의 백서와『노자』, 하북성 정현의 한간『유가자언(儒家者言)』, 호북성 형주 문곽점(門郭店)의 초간『노자』와『예기』, 호북성 강릉 장가산 한묘의 죽간『개려(蓋廬)』등이 있다.


  우리나라에도 평양 낙랑무덤 정백동 364호에서 출토된 죽간『논어』권 11 선진편 31매, 권 12 안연편 8매가 남아있다. 이것은 기원전 45년(前漢 初元 45년)의 것으로 중국 <정주한묘죽간>과 10년 정도의 년대 차이가 있다. 그리고 김해 봉황동의 4~5세기의 목간『논어』4점과 인천 계양산성의 6~7세기의 목간『논어』5점이 출토되었다. 

 

  오랫동안 책 수집을 하면서 진짜 책을 몰라보았다. 중국여행을 수없이 하면서 저것이 책이라고는 생각했지만 서재에 수집한다고는 생각을 못했다. 진실로 책에게 미안합니다. 이에 늦었지만 오늘에야 책을 알아보고 서재에 장서하면서 책의 의미를 되새겨보았다.


<손자병법>, <반야바라밀다심경>, <대비심다라니>


<손빈병법>: 중국 임기 은작산 한묘죽간박물관 복제 죽간.  둔굴재 소장.


                     <손자병법>. 중국 임기 은작산 한묘죽간박물관 복제 죽간.  둔굴재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