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읍에 금호보(琴湖洑)가 있다. 글씨가 너무 좋아 살펴조니 1926년 9월에 준공하였고 글씨는 안능운(安凌雲)이란 분의 글씨인데, 인적사항을 알수가 없다. <경산군지>나 <하양읍지>에 기록이 있으련만은 찾을수가 없다. 경산에 탐진안씨가 세거했는데 혹 그 분들의 선조가 아닐런지요? 아시는 분이 있으면 다행입니다. 글씨가 활달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금호보에 가득한 강물과 잘 어울린다.
얼마전 경산문화회관에서 조규석 화백의 전시가 있었는데 도록을 살펴보니 이 금호보의 풍경을 그려져 있었다. 같은 곳을 보고 아름다움을 발견했다는 것이 반가웠다.
‘능운’이란 구름을 능멸한다가 아니라 구름을 업신여길 정도로 세상을 초연하게 살아간다는 뜻이다. 공자의 “인을 행할 때를 당해서는 스승에게도 사양하지 않는다[當仁不讓於師]”의 정신과 통한다. 구름에는 청운[靑雲]과 백운[白雲]이 있다. 청운은 푸른 구름으로 세상으로 나아가는 구름이고 백운은 흰 구름으로 세상에서 멀어져 가는 구름이다. 그래보면 능운은 본명이 아니라 승려의 법호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금호보> 1926년 준공, 안능운(安凌雲). 외경 140*60cm, 내경 118*47cm. 2022년 4월 17일 탑본[榻本]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