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아침시간에 누구를 만나면 ‘간밤에 별 일 없었는가’하고 인사 했었다. 이런 인사의 시작은 상나라 갑골문에 보인다. 상나라 민족은 한 달 중에서 열흘 단위로 다음 열흘간의 길흉을 점치는 복순(卜旬)이 행해졌다. 갑골문 시기를 통해 빠짐없이 거행되었다. 복사에는 열흘의 마지막 날 치는 복순(卜旬)과 저녁에 치는 복석(卜夕) 등이 있다. 점을 쳐서 답을 구한다기 보다는 의식에 가까운 것으로 점복행위를 빌어서 부정을 씻어내기 위한 푸닥거리일수도 있다. 밤이 오기 전에 “오늘밤 별 일 없는가(今夕亡尤)”하고 편안한 밤을 바라며 점을 친다. 위험을 수반하는 전쟁이나 사냥을 할 때는 물론이고 평상시의 외출에도 “오고 가는데 재앙이 없는가(往來亡災)”하고 점을 쳤다. 점복은 왕이 주관했으며 길흉을 점친 뒤에 이를 판정하고 거북껍데기를 관리하고 점친 내용을 기록하는 사람을 정인(貞人)이라 한다. 정인이 점복을 판정하는 말이 정말이다. 지금도 진실을 물을 때 ‘정말인가’하고 되묻는 습관이 남아있다.
밤은 정령이 활동하는 시간이므로 무사할 것인가 하고 점을 치고, 아침에 사람들을 만나면 “간밤에 별일 없었는가(往夕亡尤)”하고 안부를 묻는다. 귀족들이야 점을 쳐서 조상신에게 물어보았겠지만 평민들은 잠자고 나오는 사람에게 물어 보아야 했을 것이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 부모에게 아침에 간밤의 문안 인사를 하는 것이 효도의 기본예절로 굳어진 이유이다. “간밤에 별 일 없었는가”하는 인사는 적어도 상나라 때부터 전해오는 인사법이었다. 3,500년 전의 갑골문에 문자로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인사법이다.
『예기』에서 “혼정신성[昏定晨省]”이라 하여 부모의 자리와 침구를 펴드리고 안녕히 주무시라는 인사를 올리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부모의 침소에 가서 아침 문안을 인사를 드리고 잠자리가 편안했던가를 살피는 것이 중요한 예절로 된 것도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혼정신성[昏定晨省]”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밤새안녕’이란 말도 이런 연유에서 온 것이다. 밤은 어두워서 무섭고 맹수들이 활동하는 시간이다. 그 때는 중원에 코끼리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