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아주, 도트라지
藜; 명아주, 도트라지
려藜 : (식물) Chenopodium albumvar. centrorubrum 명아주는 다르게는 도트라지, 학향초(鶴香草)라고도 하며, 명아주과에 딸린 한해살이 풀로 키는 1m 안팎으로 크며 잎은 어긋맞게 나며 잎자루가 길고 세모진 달걀모양이며 어린잎에는 붉은 자줏빛의 가루같은 것이 덮여있다. 여름과 가을에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잘고 누른 꽃이 이삭모양으로 핀다. 열매는 포과(胞果)이며 우리나라 각지의 들이나 길가에 절로 자란다. 잎은 국을 끓여 먹기도 하고 쌈을 싸서 먹는다. 바뀌어 보잘 것 없는 음식을 이른다. 키 큰 것은 가볍고 단단하여 노인의 지팡이로 만들어 청려장(靑藜杖)이라 한다. 명아주를 태운 재는 염색의 재료로 쓴다.
24권 11책의 방대한 백과사전인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을 지은 이긍익(李肯翊)의 호 연려실은 명아주를 태운 방이란 뜻이다. 중국 한나라 때 유향(劉向)이란 사람이 어둠 속에서 글을 읽고 있는데, 푸른 명아주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나타나 지팡이를 땅에 치니 밝아지면서 홍범오행(洪範五行)의 글을 주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아마도 늦은 밤까지 불을 밝히고 열정적으로 저술 활동에 정진하고자한 이긍익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이긍익의 아버지는 이광사로 서법에 뛰어 난 동국진체라 평가받았다.
원나라의 곽거경(郭居敬)이 편찬한 중국 고대의 대표적 효자 24인의 사례를 수록한 <24효열전> 중 다섯 번째는 “쌀을 메고 와 부모를 봉양하다. 위친부미(爲親負米)”로 공자의 제자 자로(子路)는 집이 매우 가난하여 쌀을 살 돈이 없어 매일 먹는 것은 명아주나 콩잎이 고작이었다. 자로는 부모를 봉양하기 위하여 백리 밖의 먼 곳에서 고된 일을 하고 품삯을 받아 그곳에서 약간의 쌀을 짊어지고 집에 돌아와서 부모를 봉양하였다.
둔굴재(屯屈齋) 노벽(魯壁)에서
이긍익(李肯翊)의 <연려실기술(燃藜室記述)>. 조선광문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