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레, 고씨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농사를 근본으로 하는 민족이다. 농사일을 하면서 들에서 들밥을 먹기 전에 음식을 먹게 한 분에게 감사하는 의미로 음식을 조금 덜어내어 던지며 “고시레” 혹은 경상도 지방에서는 “고씨네”라고 한다.
고씨네는 농업의 신 신농씨의 씨칭 고시씨高矢氏를 이르는 말이다. 신농은 4500여 년 전 지금의 호북성 수현隨縣 역산歷山에서 태어났다. 신농의 부족은 염소와 양을 치는 부족으로 양족羊族이라 했다. 황하의 서쪽에 큰 부족을 이루고 살았던 양족은 계절에 따라 이동하며 사는 부족이었다.
신농神農(제위 43년. 기원전 2517~2475)의 아버지는 고시씨高矢氏 방계후손인 웅족 출신의 소전少典이라는 사람이었으며, 어머니는 치우씨蚩尤氏 집안의 여자 강씨姜氏였다. 신농은 어머니의 성을 따라 강姜이라고 했다. 신농 염제는 태양의 신이자 농업의 신이며, 의약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신농은 기원전 2517년 산동성 곡부에 나라를 연 최초의 역사적 인물이다.
고씨高氏네는 삼황오제 시대의 "고신씨高辛氏"를 가리킨다. 고신씨는 제곡帝嚳이며 황제의 증손자로 진봉씨陳鋒氏의 딸을 아내로 맞아 방훈을 낳으니, 이가 바로 요堯 임금이며 도당씨陶唐氏라고도 칭한다.
<논어> 향당편에 “비록 거친 밥과 나물국이라 하드라도 반드시 제사지내고 공경히 하셨다. 雖疎食菜羹 必祭 必齊如也”고 하는 문장이 있는 것을 보면 공자시대의 공자는 늘 음식을 먹을 때에 하찮은 음식이라도 반드시 모든 음식에서 각기 조금씩 덜어내어 그릇 사이에 놓아서 맨 처음 음식을 만든 사람에게 제사하였으니, 이는 근본을 잊지 않기 위함이다.
己丑年 菊秋節 月吉 屯屈齋 同爨廳
법이산法伊山을 오르며 들밥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