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애체靉靆
한문으로 안경은 애체靉靆라 쓴다. 송나라의 조희곡趙希鵠의 저작인 <통천청록洞天淸錄>에는 “애체, 노인들이 작은 글씨를 알기 위해 이것으로 눈에 대고 보면 밝아진다. 老人辨細書 以此 掩目則明”라고 하였고, 축목祝穆이 지은 <방여승략方輿勝略>에는 “말라카국에서 애체가 나왔다. 滿刺加國出靉靆”라고 하였다.
조희곡과 축목은 모두 송대의 사람이니 송 때부터 안경이 있었는 모양이다. 마라카는 영국령의 식민지 말라카(Malacca)이니 말라카에서 서양인들이 수입하고 중국에서 수입한 모양이다.
1266년 로저 베이컨이 둥근 유리 조각으로 비추어서 글자를 크게 볼 수가 있다고 설명한 것이 안경의 가장 오랜 기원이고, 1352년 이탈이아의 화가 '토모소 다모레나'가 그린 '위고 대주교의 초상화'로, 이 그림은 현재 이탈리아의 '성니콜라 사원'에 소장되어 있다. 얼굴 위에 둥근 것을 걸어 놓은 것이 안경의 가장 오랜 증명할 흔적이다.
<방여승략>은 송나라 이종理宗 가희嘉熙 3년에 지은 것인 만큼 1239년이 된다. 로저 베이컨 보다 근 30년 전에 중국에 수입 된 것이다.
우리나라 조선에는 임진왜란 중에 명나라 사신 심유경과 일본스님 현소가 작은 글씨를 볼 때 안경을 쓰고 와서 그때의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았다는 기록이 있다. 이 기록으로 미루어 적어도 임진 이후에 보급되었으리라고 본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안경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1590년에 통신사로 일본을 다녀온 학봉 김성일(鶴峯 金誠一 1538∼1593)의 안경이다. 이 안경의 역사적 의미는 우리 안경 역사의 시작을 임진왜란 전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둔굴재에서, 공부도 때가 있는 것을 안경 쓰면서 알았네.